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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조절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한혜림 편집기자   기사입력  2012/08/17 [11:20]
▲ 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편집국

 유대인들이 사람을 분별하는 세 가지 방법에 ‘키소, 코소 카소“라는게 있다. 돈주머니, 술잔, 분노(火)라는 단어인데 돈내기 시합과 돈 거래를 해보면 사람을 알아볼 수 있고 술 취한 뒤 하는 짓을 봐도 그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고 화났을 때 그의 반응과 처신을 봐도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잠재의식이나 본성(본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몇몇 경우를 통하여 사람을 분별해보라는 뜻이리라. 실제로 인간관계에서 먼저 화를 내는 사람이 지게 마련이다. 흥분하면 자기 페이스를 잃게 되고 기량발휘를 못하거나 불필요한 선택을 하게 되어 결국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코를 쑤시더라도 재채기를 하지 말라.”는 충고가 생긴 것 같다. 끝까지 본심(속내)을 억제하고 냉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소위 ‘고수’인 것이다. 고스톱을 칠 때도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속마음을 들켜 지게 된다고 한다.
 
태연자약하는 것도 세상사는 지혜의 하나인 셈이다. 감정조절을 잘못해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예는 무수히 많다. 격양된 감정에 이성이 마비되면 필요 없는 일로 실수를 범하게 된다. 전쟁 작전 중 격장법(激將法)이란 게 있다. 상대방의 정서를 자극하고 흥분시켜 그가 이성을 잃고 흥분하여 실수하도록 유도하는 기만전술이다. 
 
초나라와 한나라가 전쟁중일 때 당시 항우는 유방의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삶아 죽이겠다며 유방을 압박했다. 하지만 유방은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응했다. 그는 옛날에 자신과 항우가 의형제를 맺은 사실을 상기시키며 내 아버지는 동시에 항우의 부친이기도하니 아버지를 삶아 죽이거든 자신에게도 그 고기를 나누어 달라고 했다.
 
예상치 못한 유방의 반응에 항우는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결국 유방의 아버지를 풀어주고 말았다.  제갈량과 사마의가 기산전투를 벌일 때였다. 제갈량은 하루 빨리 천하의 자웅을 가려내고 싶었다. 하지만 사마의는 먼저 제갈량의 사기를 꺾은 다음에 기회를 봐서 승리를 거두고자 짐짓 지친척하며 군대를 움직이지 않았다.
 
기다리다 마음이 조급해진 제갈량은 최후의 방법으로 여장한 군인들을 사마의에게 보냈다.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주면 사마의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마의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제갈량이 천하의 계략가라지만 그로서도 속수무책이었다.
 
사마의가 모욕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감정에 휘말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꾸로 감정의 포로가 되어 ‘격장법’에 완전히 말려든 경우도 있다. 제갈량과 7번 싸워 7번 모두 패한 맹획은 감정에 쉽게 휩싸이는 인물로서 실력이나 지혜 면에서 제갈량에게 훨씬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 전투에서 제갈량은 대군을 동원하여 맹획을 압박했는데 맹획은 지략을 쓰지 않고 적군을 우습게 보았다가 전투에서 패하고 말았다. 제갈량에 패한 뒤 맹획은 화가 난 나머지 신중하게 전략을 세우지 않고 다시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 나갔다가 참패를 당했다.
 
뒤이어 또 전투를 벌였지만 역시나 지고 말았다. 이렇게 연이어 전투에서 패배하자 맹획은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시 전투가 벌어졌을 때 맹획의 눈에 저 멀리서 제갈량이 몇몇 책사들만 대동한 채 부채를 부치며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맹획은 제갈량을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그의 목을 치겠다며 앞으로 돌진했다. 제갈량에게 칼을 휘두르는 순간 맹획은 말에 탄 채 땅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맹획이 자신을 보면 돌진해올 줄 알고 미리 땅에다 구덩이를 파 놓았는데 그 구덩이를 못본채 제갈량만 향해 달려오다 통째로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결국 맹획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처신하다 적장의 지략에 걸려든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 조절, 완화시키기 위하여  전이: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수록 가치롭고 즐거운 활동으로 감정을 바꿔보는 것이 좋다. 
 
초월: 소극적인 자기 위로가 아니라 감정을 움직이는 적극적인 대처 방법인데 작은 이익이나 사소한 일에 연연하던 태도를 바꿔 대범하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승화: 슬픔, 분노, 원한, 모욕 등의 강렬하고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프로이드는 이를 건강하고 성숙한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자기방어로 보았다. 모든 것을 건설적이고 유익한 쪽으로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  이용: 나쁜 일을 좋은 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시기와 객관적인 조건을 이용하거나 정서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격정된 정서를 이용해 시를 쓰거나 작곡을 하는 등 고조된 감정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든 사람이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감정의 조정자가 되면 가능한 것이다. 살인을 하거나 총의 방아쇠를 당기거나 칼을 던지거나 책임못질 말을 해버리는 것은 감정이 절정에 오른 10초 동안을 참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이다.
 
 앞이 안 보이고 땅이 꺼지는 듯한 격한 감정이 일어날 때 하나부터 열까지를 헤아리면서 그 극한 순간을 잘 넘기도록 하라. 감정의 조절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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